정서심리학

우리는 스스로가 감정을 누구보다 잘 헤아리고 있다고 믿어도 나이가 들면서 이해할 수 없는 감정들을 접하게 됩니다. 가정과 직장에서 겪는 다양한 갈등은 때로 처리하기 어렵기도 하고, 과거에 나에게 의지가 되었던 부모님의 신체적 심리적 변화도 경험하게 됩니다. 이때 느끼는 감정들의 변화들을 우리는 정서하고 하고, 이를 연구하는 정서심리학 이론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미국의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와 덴마크의 심리학자 칼 랑게는 거의 비슷한 시기에 정서에 대한 이론을 발표하는데요. 이후 이 이론은 제임스-랑게이론으로 알려지게 됩니다. 이들은 특정 상황에서 신체가 반응하는 방식에 붙이는 이름을 정서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이론이 등장하기 이전에는 어떠한 사건이 일어나고, 그에 대한 감정을 느끼고, 그 결과 행동하게 된다고 믿었습니다. 즉 슬픈 경험을 하거나 슬픈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슬픈 감정을 느껴서 눈물을 흘린다고 보았습니다. 초기 제임스-랑게이론에서는 어떠한 사건을 겪으면 생리적 변화가 일어나고, 행동으로 이어지며, 이를 통해 정서를 느낀다고 보았습니다. 문제는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반응과 행동이 사건마다 모두 동일하지는 않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부분을 설명하기 위해 후기 제임스-랑게이론에는 '인지적 과정'을 추가하는데요. 어떠한 사건을 겪으면 우리는 아주 짧은 순간 인지적 평가를 통해 생리적 변화와 행동을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즉 생리적 반응과 행동을 통해 최종적으로 정서를 느끼게 됩니다.

제임스 파페즈와 조셉 르두는 생물학적 연구를 통해 정서와 관련된 이론을 발표합니다. 파페즈는 뇌의 구조상 정서 경험과 행동 조절을 위한 회로가 있고, 자극의 흐름이 이동하는 통로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것을 파페즈 회로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이는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대뇌피질 영역과 감정적으로 정서를 처리하는 변연계의 영역이 서로 연결되어 파페즈 회로를 구성한다는 이론입니다. 파페즈 회로가 작용하면서 정서가 대뇌피질의 이성적 판단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요, 감정은 대상피질을 통해 유입되고, 시상하부를 통해 표현됩니다. 대뇌피질은 이 과정에서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는 역할을 하는데, 파페즈은 이때 부정적인 사고가 증폭될 수도 있다고 보았습니다. 

조셉 르두는 파페즈의 연구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정서의 변화에 따른 뇌의 변화를 연구했습니다. 그는 뇌가 정서 자극에 어떻게 반응하고, 정서에 대한 기억이 어떻게 생성되는지를 연구했습니다. 이를 느끼는 뇌라고 합니다. 정서를 관할하는 변연계의 편도체와 이성적인 뇌에 해당하는 신피질 사이에 정서 자극을 중재하기 위한 하위의 뇌시상 사이에 신경회로가 존재한다고 보았습니다. 이 때문에 느끼는 뇌정서의 뇌와 이성의 뇌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정서 자극에서 반응에 이르는 흐름을 살펴보면, 일단 외부의 정서 자극은 감각시상에 의해 접수됩니다. 일부는 하위로를 통해 편도체로 직접 이동하고, 일부는 상위로를 통해 감각피질로 전달되는데, 르두는 이 과정에서 하위로를 통한 자극은 무의식적으로 빠른 속도로 처리되어 거친 정서 반응으로 나타나고, 상위로를 통한 자극은 이성적인 반응으로 나타난다고 보았습니다. 이때 편도체는 다양한 정서를 통제하기 위한 핵심 기관의 역할을 합니다.